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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것에 대해/(건강)식품 지식

앞으로의 식품회사는 어떻게 될까?(AI시대의 식품회사 직원 생활기)

by JD의 인생살이 2024. 1. 12.

 chatGPT의 등장은 IT업계 및 전문가들 외에 일반인들에게 AI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체감할 수 있게 해주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필자도 궁금증에 몇개의 질문을 던져보며 AI기술의 발전에 놀라 설레면서도 두려워지는 경험을 했었다.
 
  이제 생성형 AI기술은 이제 일상생활을 넘어 인간에게만 주어졌다고 여겨진 창조의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음악, 미술, 영상 콘텐츠 생성까지 정교하게 작업된 것은 이제 사람이 만든것인지 인공지능이 만든것인지 구분조차 쉽지 않다. 물론 이런 기술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등 수많은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라 기대하지만, 양날의 검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기존에 일해왔던 방식을 송두리째 흔들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은 도태되고 사회문제로 까지 발전될 것이 뻔하다. 우리는 미리 앞을 예상해보고 그에 따라 대비해야 한다. AI는 무섭게 다가오고 있고 남은 시간은 10년 정도 아닐까 싶다.
 
 

식품산업에 적용될 장미빛 미래기술 "푸드테크"

 구글에 식품산업과 AI라는 검색어를 쳐보면 다음과 같은 기사들이 나온다. 

식품산업의 미래, '푸드테크'가 대세다 ㊥... 기술 및 발전 양상 ...
데이터와 만난 식품산업... AI 식품제고기기로 만들어내는...
AI 빅테이터와 결합한 '푸드테크' 삶의 효용 높여

 
 
 식품산업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정보화기술들을 결합한 것을 푸드테크라고 부른다. 기본적인 개념은 식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그 방대한 정보(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주는 시스템이다. 예를들어, 식품 유통중에 이력관리 시스템을 통해 원료 및 제품의 흐름과 물량을 예측할 수 있다면, 소비자 수요예측 및 물류와 식품가공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전자코와 전자혀의 도입도 인간이 느끼는 맛과 향을 데이터로 변환시킴으로써 빅데이터화 할수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AI의 활약으로 이어진다. AI는 대용량의 데이터(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해주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AI는 맛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정보까지 얻어낼 수 있고 식품가공 및 생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식품 산업 전반에 AI를 적용함으로써 생기는 장점들과 장미빛 미래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러나, 식품기업의 경영진 및 대주주들을 위한 밝은 미래이지 이런 기술들이 적용되서 식품회사 임직원이 얻을 장점은 많지 않아 보인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람의 능력은 절대 AI를 따라갈 수 없고 이는 필연적으로 식품회사의 직원에게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에선 AI를 통한 식품 산업 전반적인 장미빛 미래 보다는 이런 변화들이 어떻게 개인의 회사생활에 영향을 끼치는지와 어떻게 이 상황을 준비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도록 하겠다.  먼저 AI의 특성을 파악해 앞으로의 회사생활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해보자.
 

AI 와 인간의 직업   "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 VS 인공지능(AI)"

 AI의 식품산업 도입에 대해 설명하기 전 중요한 개념을 하나 짚고 가자. 이미 식품 공장에는 사람을 대체하는 자동화기기들이 있다. 원료 세척부터 시작해 식품 제조의 거의 전 공정이 자동화되어 있는 현 시점 이미 많은 일자리가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산업용 로봇 및 소트프웨어"에 의한 현상이지 AI에 의한 현상이 아니다. 이 두 개념을 구분하여 생각해야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산업용 로봇 및 소프트웨어"의 도입이 저임금 단순 반복 노동자의 자리를 대체 했다면, AI는 고임금 전문 직군 노동자의 자리를 대체 할 것이다. 
 

AI와 인간의 직업  "어떤 특성을 가진 직업이 쉽게 대체되는지"

 한국은행 AI관련 보고서(BOK 이슈노트 제 2023-30호)와 저명한 인류학자 뉴발 하라리의 인터뷰에 따르면, AI에 쉽게 대체 될수 있는 직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대량의 정보를 바탕으로 주어진 상황에 최적의 해결책을 내는 작업 수행하는 직업이 대체되기 가장 쉽다. 반대로 인간과의 신체적인 접촉 혹은 감정적 교감이 있어야 하는 직업은 대체되기 어렵다. 의사와 간호사를 예를들어보자. 의사는 10년 이상을 공부하며 쌓아온 의학적인 지식과 임상경험을 통해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진단을 내리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것이 AI에 의해 쉽게 대체되는 작업이다. 대량의 정보를 바탕으로 주어진 상황에 최적의 해결책을 내는 것. 반대로, 간호사의 경우는 다르다. 환자에게 간호라는 신체적 접촉 서비스와 병상의 환자를 심리/감정적으로 돌보는 역할을 제공한다. 이것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정리하면, 대량의 정보/지식을 바탕으로 주어진 상황에 합리적 결론을 내는 직업이 대체되기 쉽다. 주로 전문직 종사자들이 해당되며 의사, 판사, 회계사, 마케터 등을 예시로 들 수 있다. 
 
 IT업계 종사자들은 AI를 다룰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생성형 AI는 대량의 정보를 바탕으로 코딩이나, 알고리즘 설계 등도 수행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1순위로 대체되는 직업이 바로 IT관련 종사자인 것이다. 다음의 영상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b1Pp1UDJE1I
 
 
 

식품기업 직원의 회사생활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우선 팀장/부장의 자리가 사라질 것 같다. 팀장/부장이 무엇을 하는 자리인가? 이때까지 식품업계에 몸담으며 체득한 대량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이다. 위에서 설명한 AI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대용량의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 회사는 AI에게 제공할 대용량의 "정보"가 마련되고 직원들이 AI에게 업무에 대한 상황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가장먼저 각 부서장을 AI로 대체할 것이다. 이 사람들은 연봉도 비싸고, AI에 비해 대용량의 정보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사람이라서 실수할 확률도 있다. AI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앞으로 직원들은 부장님이 아닌 AI에게 보고를 하게 될 것이다. 식품 영업, 품질관리/생산관리, 마케팅, R&D 모두 마찬가지이다. 
 
 지난 몇년간 많은 식품 기업들은 ERP 시스템이라는 것을 도입했다. ERP(전사적 자원 관리)는 기업 내의 회계, 물자조달, 프로젝트관리, 리스크관리, 규정준수 등을 관리하는데에 쓰이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회사의 모든 일이 이 시스템을 통해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 직원들은 이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하고 그 정보는 관리되며 전사적으로 대용량의 데이터가 된다. 그 데이터를 각 직무의 직원들이 정제하여 의미있는 데이터로 만들어내고 경영진에게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준다. 
 
 소름 돋지 않는가? 벌써 AI가 적용될 수 있는 기반 환경이 이미 구축되어있다는 말이다. 앞으로 직원들은 AI에게 보고하며 평가받아야 한다. 지금은 인간인 나의 부장님은 내가 실수를 하거나 기한이 조금 늦어도 인간적인 사정이 있다면 봐주겠지만 앞으로의 회사에 우리 AI부장님은 그런것 없다. 오직 결과로 우리의 성과를 평가할 것이다. 쓸데없는 회사 내 정치 같은 것이 없어 좋아질수도 있지만, 단점도 생길 것 같다. 

다음은 필자가 상상해본 10년 후 식품회사 직원의 하루이다.
 

 2034년  K식품기업 원료구매팀 이 대리의 하루
  오늘도 여전히 출근행 버스에 탔다. 버스엔 기사님이 없다. 자율주행으로 운행되기 때문이다. 길도 막히지 않는다. 자율주행으로 차들 간 간격이 잘 맞춰져 운행이 원활하다. 가는길에 스마트폰으로 AI부장님에게 오늘의 해야할 일을 전달 받는다. 오늘의 할일은 원료 납품사로 부터 들어온 원료 샘플들의 정보를 ERP시스템에 입력 하는 것. 출근을 완료했다. 이제 재택근무는 사라졌다. 사람이 집에서 할수있는 일은 이미 AI에게 전부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원료 샘플실에 도착했다. 원료의 정보를 ERP시스템에 입력해야한다. 원료의 정보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원료사에서 납품할때 입력해놓는 정보와 사람이 직접 배송된 원료를 확인해야 하는 것. 전자는 납품사에서 이미 데이터화하여 자사 시스템에 업로드한 것이다. 직원이 손 댈 것이 없다. 예를들어 제조일, 납품당시의 품질정보(수분, 미생물, 중금속, 곰팡이독소, 잔류농약 등), 원료 내에 투입된 부원료의 정보들, 품질인증정보 등등 이런것들은 원료사에서 납품할때 이미 우리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 정보들을 전달한 상태다. 후자의 남은 정보는 인간이 직접 확인해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이 대리는 원료들을 직접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전자코/혀에 투입해 원료의 맛 데이터를 확보한다. 납품 된 후의 품질정보를 기입해야 하기때문에 분석 연구소 쪽으로 샘플을 보낸다. 그 정보들은 기입된 후 실시간으로 트래킹되어 원료가 창고에 보관되는 기간동안 상태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결국 AI가 직접 확인 할 수 없는 데이터를 사람이 직접 확인해 시스템에 입력 해주는 것이 사람의 업무가 될 것이다. 이 대리는 회사의 원료 확인 프로세스에 따라 직접 원료들을 이곳저곳 확인해보고 그 결과를 AI에게 입력한다. 그 이후의 이대리가 할일은 없다. AI가 효율적으로 모든 것을 관리하고 처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리의 하루를 보고 "개꿀이네 이제 일 조금만 해도되겠네" 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길 바란다. 업무가 저렇게 흘러가면 직원의 수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 뻔하다. 직원의 연봉 상승폭도 제한될 것이다. 연봉이 올라가는 이유가 뭐 일을 잘해서나 직급이 올라가서 겠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그 사람이 몸담고 있는 필드와 산업에 대한 Insight가 올라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회사에 더 큰 이득을 가져와 주기에 연봉이 상승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이 대리의 일과속에 더이상 insight가 올라갈 만한 활동은 없다. 회사는 물가상승률에 따른 상승분만 지급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대처 방안은?

AI가 장악한 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은행 AI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인용해보겠다. 
 
"AI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에게는 기존과 다른 능력이 요구 될 것이다. 과학, 기술, 공학, 수학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나, 동시에 soft skill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기술,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soft skill이 앞으로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
 
 결론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에 대한 지식을 키워 AI에 비해 우위에 서거나, soft skill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과학, 기술, 공학,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실제 제조현장을 AI가 컨트롤 할 수 있을지 모르나, 필자가 직접 시험제품 생산을 해봤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실제 현장은 절대 이론과 논리되로 흘러가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너무 많아 사고가 발생할때마다 식품공학적 지식을 경험과 결합해 해결책을 내 개선해야 한다. 이때 식품 공학 기술을 가진 인간이 AI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다. AI의 장점이 수많은 시도를 통해 최선책을 찾는 것인데, IT영역에서는 AI가 수많은 시도를 해도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식품제조현장에서 수많은 시도는 엄청난 원료를 버리게 되는 행위가 되는 자원의 낭비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판단이 AI보다 우선 될 수 있다. 
 이런 직무는 사무직이 아닌 R&D, 품질/생산관리 등 필드에서 직접 뛰는 직무가 될 것이다. R&D를 하기위해선 식품공학 석사학위가 필요하고 품질/생산관리를 하기 위해서 식품공학 학사학위, 식품기사 자격증 등이 필요하다. 학생이라면 준비를 하면 될것이고, 현직자라면 직무변경 및  더 많은 필드 경험을 쌓는 쪽으로 대비 할 수 있을 것 같다.
 
 soft skill 분야로 가서 생각해보자. 구글 검색을 하다가 한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soft skill 을 가장 잘 설명하는 예시인거 같아 인용해왔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jihorak4u&logNo=222027816156&categoryNo=92&proxyReferer=

 
 대한민국의 열렬한 사교육 속에서 절대 가르치지 않는 기술이다. 이때까지는 soft skill의 영역이 개인의 성격에 따른 복불복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다른 관점의 교육과 활동들을 통해 soft skill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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